들어가며, 나에게 독서란
그간 대학원 프로젝트, 논문 작성, 웹개발 공부를 핑계로 열심히 달리기만 하고 책을 읽지 못했어요.
간만에 여유가 생겨 얼마 전부터 다시 책을 잡기 시작했습니다.
저에게 책읽기란...
어김없이 스티븐 코비의 시간 매트릭스에서 "중요하지만 긴급하지 않은 일"에 속하는 일이에요.
특별히 계획하고 따로 시간을 떼어놓지 않으면 급한 일들에 치여 안하게 되는 것이죠.
앞으로 인상깊게 읽은 책들을 포스팅해볼 계획입니다.
책의 구성 및 소개
이번에 읽은 책은 이지성 작가의 에이트라는 책입니다. 인공지능을 주제로 한 책이고요. 방대하고 어려운 주제지만 읽기 쉽게 써있습니다. 이 책의 목적은 부제에 나와 있듯이 인공지능에 대체되지 않기 위해 내가 무엇을 준비하고, 어떻게 대비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에 답하는 것입니다. 몇년 전 알파고로 인해 인공지능에 관심이 크게 증가했는데 결국 중요한 것은 "내가 무엇을 할 것인가?"라는 저자의 의도에 동의합니다.
이 책은 "공감 능력"과 "창조적 상상력"을 인간이 인공지능과 구별되는 주요한 특질로 보았어요. 이 두 가지를 줄기로 해서 전체 책을 관통하고 있어요. 대학교 때 《블레이드 러너》같은 사이보그를 다루는 문학 수업을 들은 적이 있어요. 사이보그가 인간과 매우 유사했기 때문에 "인간을 인간답게 하는 것이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이 중요한 주제였어요. 문학적 상상력을 발휘해서 생각하던 것이 이제는 내 피부에 닿은 절박한 질문이 되었군요. 인공지능과 달리 인간만이 갖는 고유한 특질을 구별해내고 거기서부터 경쟁력의 실마리를 찾는다니 말이죠.
책은 크게 두 파트로 구성돼 있습니다. (실제는 세 파트로 나뉘어 있는데 두 파트로도 볼 수 있을것 같아요.)
1st Part
- 서양과 실리콘밸리에서 인공지능 발전 역사, 현황, 앞으로의 전망
- 의사, 판사, 변호사, 교사 등 전문직에 불어오는 인공지능 도입 상황
2nd Part
- 인공지능에 대체되지 않는 나를 위한 8가지 전략
- 공감 능력과 창조적 상상력을 줄기로
아래는 특별히 기억에 남는 내용입니다.
- 알파고는 서양이 동양에 보낸 흑선에 불과하다. 서양은 이미 오래 전부터 인공지능을 연구해왔고 오랜 역사를 갖고 있다.
- 인공지능의 도입을 가속하는 이유로 인간의 인간에 대한 불신과 인공지능에 대한 선호가 있다(위생, 정확도, 편견 등의 이유로). 이는 기술 발전과 원가 절감이라는 측면과는 다르다.
- 실리콘밸리의 유명 사립학교와 가정에는 IT기기가 없다. 대신 책이 있다. 실리콘밸리는 자녀들을 그렇게 키운다.
이지성 작가에 관해서
이지성 작가는 많은 자기계발 서적을 출간했어요. 대표적으로는 《리딩으로 리드하라》, 《생각하는 인문학》을 통해서 인문 고전 독서에 대한 중요성을 설파했지요. 특히 2010년 출간된 《리딩으로 리드하라》는 당시 전국적인 인문학 열풍의 한복판에 있었습니다.
《리딩으로 리드하라》는 개인적으로도 의미가 큰 책이에요. 당시 대학에서 방황하고 부유하며 1~2학년을 보냈던 저에게 혜성처럼 이 책이 나타났어요. 이 책은 저에게 모종의 충격을 주었고 독서하는 삶으로 전환한 계기가 됐습니다. 이후 대학 3학년부터는 방황을 끝내고 수업이나 과제하는 시간 외에는 항상 책을 읽으며 보냈어요. 독서는 바다처럼 들어갈수록 깊고 풍성하고 무궁무진하더군요. 독서를 통해 많은 것들이 바뀌었습니다.
제가 아는 이지성 작가는 끊임없이 세상에 변화를 일으키기 위한 고군분투하는 분 같아요. 대중의 눈높이에서 글쓰기를 통해서 다른 사람들에게 경각심을 일깨우고, 세상을 향해 외치고, 돌을 던지고 있어요. 그러한 자세와 마인드를 신뢰하는 편입니다.
나에게 적용해보기
융합과 전문성의 관점에서
저는 프론트엔드 개발자입니다. 개발자이지만 디자인과 사용자 경험에 대한 배경이 있습니다. 덕분에 개발을 할 때도 자연스럽게 그런 부분들을 고민하게 됩니다. 프론트엔드 분야를 선택한 이유도 저의 사용자의 대한 관심에서 출발했어요. 이 책을 읽고 저의 직업적 입지에 관해 생각해 보았습니다. 나는 어떻게 인공지능과 차별화된 개발자가 될 수 있을까?
프론트엔드 개발 경력이 길지는 않지만 그동안 디자인과 개발의 교집합을 몇 가지 발견했습니다. UI 디자인이나 마이크로 인터랙션을 통한 감각적인 경험, 사용성을 높이는 화면의 레이아웃 구성, 웹페이지에서 특정한 내용(ex. 과정 설명)을 잘 나타낼 수 있는 적절한 효과, 마지막으로 브랜드나 제품의 아이덴티티를 잘 담아낼 수 있는 디자인입니다.
프론트엔드 개발은 User-Centered Design(사용자 중심 디자인) 관점에서 사용자에 대한 이해와 창의성이 개입될 여지가 많다고 생각합니다. 이것이 《에이트》에서 강조하는 '공감 능력'과 '창조적 상상력'과 연결된다고 봅니다. 제가 발견한 프론트엔드 개발이 인공지능과 차별화될 수 있는 지점입니다.
이를 융합이라고 부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제가 가진 것은 프론트엔드 개발과 사용자 중심 디자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저는 대학원에서 융합에 특화된 과정을 몸소 겪으면서 한계와 동시에 가능성을 엿볼 수 있었는데요. 제가 가장 명심하고 있는 것은 융합에서 절대 전문성을 놓치면 안된다는 것입니다. 융합과 전문성 둘 중에는 전문성을 더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각자 분야에 전문성이 있다면 충분한 소통을 통해서 타인과의 융합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우선적으로 개발자로서 역량을 키우는 데 방점을 두고 있습니다.
전문성을 키우기 위해...
프론트엔드 개발에서는 지난 채용과정을 겪으면서 느낀 바가 있습니다. 기술의 원리나 근간을 이루는 기초 체력을 다져야겠다는 것입니다. 자바스크립트 원리, 네트워크, HTTP, 여러 기술 스택들의 원리입니다. 인공지능의 학습 수준은 흉내도 못내겠지만 창조를 위해서는 어느정도 학습과 암기를 통해서 내적으로 구조화되는 것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코드를 더 아름답게 작성하고 싶네요.
전문성과 융합이라는 주제는 제가 긴 호흡으로 지속적으로 고민하고 풀어나가야 할 과제인 것 같습니다.
다음 책읽기를 위한 길잡이
- 《아날로그의 반격》
- 《칼 비테 교육법》
- 《제로 투 원》
- 《분노의 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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